전방위 구조조정을 끝낸 (주)두산이 공모 회사채를 최대 400억원 어치 발행한다. 만기 도래하는 채권을 갚고 운영 금액을 마련하기 위해서다.
29일 투자은행(IB) 업계의 말에 따르면 두산은 이달 말 회사채를 공급하기 위해 27일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 나선다. 모집액은 400억원, 만기는 1년이다. 두산은 투자자들에게 연 4.1~5.3% 수준의 희망 금리를 제시할 계획이다. KB증권과 우리나라투자증권, 키움증권이 대표 주관사로 참여했다.
 
두산은 요번 수요예측으로 금리 자본을 절감하길 기대하고 있다. 하이일드펀드를 굴리는 자산운용사들의 대기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. 하이일드펀드는 전체 자산의 45% 이상을 BBB+등급 이하 채권, 코넥스 주식에 투자할 경우 공모주 배정물량의 2%를 우선배정 받는다. 카카오뱅크·페이와 크래프톤, 일진하이솔루스 등 대어급 회사가 상장을 앞두고 있어 하이일드채권 편입 수요도 덩달아 높아진 것이다. 연초 이후 두산인프라코어와 DB캐피탈, 한진칼 등 BBB급 기업들이 회사채 청약에서 모집액 이상의 주문을 확보한 것도 이 때문이다.
시장 지인은 '하이일드채권 큰 손으로 분류되는 운용사, 자문사들이 물량을 받기 위해 금리를 공격적(하단보다 낮게)으로 써내는 분위기'라며 '두산 역시 구조조정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청약에서 모집액 이상의 수요를 모을 수 있을 것'이라고 전했다.
두산은 중공업, 밥캣, 건설, 큐벡스 등의 자기업을 거느린 그룹 최상위 지배회사다. 채권단과 약속한 구조조정을 일괄되게 이행하며 재무구조를 개선시켜 왔다. 지난 6분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회사의 부채분포는 94.3%, 순차입금의존도는 26%다. 올 하반기 사업차량부문 매각을 마무리 한 직후엔 유동성도 제고될 예정이다. 5분기 기준 두산은 약 3300억원 크기의 현금성자산(장기금융제품 배합)을 보유하고 있다.
오늘날 두산의 초단기 신용도는 투자적격 등급 10단계 중 아홉 번 째에 해당하는 'BBB0다. 전년 말 우리나라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두산의 등급 예상을 '부정적'에서 '안정적'으로 조정했다. 요즘 두산의 구조조정 행보를 효과적으로 평가해온 것이다. 반면 대한민국기업평가는 기업의 등급 전망에 여전히 '부정적'이란 딱지를 남겨뒀다.
다른 시장 지인은 '하이일드펀드 수요 뿐 아니라 금리 메리트를 보고 청약을 준비하는 증권사 리테일 수요도 적지 않다'며 '회사 입장에선 운영자본 조달 자금을 낮출 가능성이 높은 상황'이라고 분위기를 말했다.